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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동기에게 젓가락을 선물 받았다. 작년 생일 때 주려고 했다가 타이밍이 안 맞아서 이제 준다고 했다. “누나, 올해 선물은 아니죠? 작년꺼 맞죠?” 어이가 없었는지 그냥 웃더라. 맛있는거 많이 먹으라는 리추얼 선물이라고 했고, 집에와서 보니 젓가락이다. 나무 재질로 된 핸드 메이드 젓가락이라서 서로 모양이 조금 다르다. 자연스러우면서 매력있다. 메이슨커리는 리추얼을 “세상의 방해로부터 나를 지키는 혼자만의 의식”이라고 얘기했다. 나에게 리추얼이란, 상황에 맞는 음악을 듣는 것, 음악을 들으며 나를 드러내지 않고 글을 쓰는 것,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나에게 선물을 해주는 것. 이미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 먹는 것에 대한 리추얼이라. 숙제를 받은 느낌도 든다. 그러고 보니, 인생에서 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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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는 나에게는 정말 사연이 많은 밴드이다. 고등학교때 한창 방황하던 시절, 함께 해준 친구이자. 덕분에 비슷한 애들도 사귀게 되었다. 그 시절엔 모든게 싫고, 귀찮고, 부정적이고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 상황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길 마련이고 그런 경우 시끄러운 음악을 들어야 해소가 되었다. 테잎이 늘어지고, 헤드폰이 너덜너덜한 상태로 계속 듣게 되었고, 저녁 먹을 돈을 아껴가며 CD, Tape을 샀던 기억이 있다. 내가 너바나, 특히 커트 코베인에게 빠지게 된 이유는 “시원함”이다. 3명으로 구성된 밴드가 어찌 이리도 “시원함”과 꽉찬 사운드를 선사하는지 때려 부수는 듯한 사운드에 매료 되었다.  “Smell like teen spirit”은 단조롭기 그지 없는 코드 몇 개에 얹힌 커트의 광기와 감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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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뭐 올린다고 돈을 더 벌거나 할 것 같지 않은데… 건물주도 생각이 있겠지. 암튼, 시끄럽다. 엄청 많이 시끄럽다. 회사를 통해 항의 메일을 보내 놓은 상태이지만, 먹힐리가 없다. “조물주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업무에 집중할 방법을 찾아야 했기에, 출근하면 헤드폰을 착용하고 음악을 크게 트는 것이 루틴이 되었다. 그전엔 업무시간엔 음악도 듣지 않았는데., 지금은 집중을 위해 들어야 하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음악을 들으면 옛 생각도 나고, 이미 들었던 것들이지만 다시 들으니 새로움이 존재한다. 공사 기간동안에는 음악에 대한 소개와 나의 느낌을 적어보려 한다.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찾으면 즐거움이 있다라는 것을 알게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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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Radiohead의 두 번째 앨범 The Bends에 수록된 “Fake Plastic Trees”는 이제까지 라디오헤드의 음악과 많이 달랐다. 톰 요크가 이 곡이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몰랐던” 상황에서 유래했다고 얘기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시점에 톰 요크는 본인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 곡을 만들때 힘겹게 짜내지 않았다고 한다.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기록했을 뿐이라고 했다. ”Fake Plastic Trees”는 물질적인 자본주의 세상에서 진정한 관계에 대한 갈망을 표현한다. 표면적으로는 인공적인 세계에서 진정한 인간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노래이다. 끔찍한 가정 생활 속에서 살고 있는 부부, 현실에 아무것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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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팀내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담당자간에 분쟁이 있었다. 한쪽에서 사과를 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되었다. 사과를 한 동료가 면담 신청을 해서 면담을 진행했다. 얘기를 듣다보니, 사과할 일은 아니었다. R&R에 대한 입장차가 있었지만 사과를 한 동료는 전체를 보는 관점에서 접근을 했고, 다른 동료는 본인의 업무 관점에서만 접근을 했기에 왜 침범을 하느냐가 발단이 된 것이다. ”아까 상황에서는 서로 감정 싸움을 할 것 같아서, 사과로 정리를 했는데요. 만약 제 입장이라면 어떻게 했겠어요?” “일반적으로는 Role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맞아요. 다만, 개발 Role이시기에 기획/디자인을 전부 이해해야 할 수 있는거잖아요? 그래서 그 관점에서 고민을 하신거고, 이해가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 더 나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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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지친 현대인에게 삶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주인공 “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더 이상 결혼생활을 지속하고 싶지 않아.” “큰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아이도 낳고 싶지 않아.” 리즈는 작가다. 안정적이고, 남편, 커다란 아파트까지 남이 보기에는 다 갖춘 그녀지만 행복하지 않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하루하루 고민이 많다. “아이를 낳는 건 얼굴에 문신하는 것과 같아, 확신이 서야하거든” 아이를 키우는 친구가 리즈에게 말했다. 얼굴에 문신을 한다는 것은 몸에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신중해야 한다. 낳았으면 제대로 키워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느낀 리즈는 현실을 벗어나기로 했다. 그녀는 안식년이 필요하다고 여겨 이탈리아, 인도, 발리 순으로 1년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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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정말 많은 일들이 발생했다.에피소드 #1타팀 동료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찾아왔다. 예산 품의를 올리기전에 프로젝트를 수행할 담당자에게 몇 번을 확인하고 품의를 올렸는데, 올린 후에 빠진 예산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뭐 그럴수도 있지. 라는 생각으로 듣고 있었는데, 그 이후의 일이 심각했다. 빠진 예산에 대한 책임 전가 형태로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술 더떠서 그 팀 팀장도 담당자와 한목소리로 책임전가에 대한 메일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물론 그 책임 전가는 여러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마음이 여리고 여린 이 분은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었다. 메일은 이미 진흙탕 싸움을 번졌고, 문제는 사라진지 오래고, 해결 방법은 없는 책임전가만 남은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그래서 경영진에게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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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에서 수퍼화산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제목의 다큐를 봤다. 화산이 폭발하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지 않더라도 하늘이 캄캄해지고 화산재에 의해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숨쉬기도 힘들 것이고, 생각만해도 아프다. 덴마크 출신 감독 라스 폰 트리에가 만든 “멜랑콜리아”라는 영화가 있다. 소행성 충돌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영화이고 멜랑콜리아는 소행성의 이름이다. 지구 멸망이라는 주제이지만, 재난 영화와 같이 큰 스케일은 아니고 숲이 아닌 나무에 초점을 둔 지구에 살아가는 사람의 심리 상태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종말을 받아들이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군다는 덤덤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누군가는 죽음이 무서워 앞서 가기도 한다. 영화는 1부 저스틴, 2부 클레어 두 자매의 이름으로 구성된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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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는 길에 중간에 내려서 따릉이를 대여했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가의 자전거들이 속도에 집중하는 동안 따릉이는 주변 풍경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따릉이는 느리다. 그래서 매력있다. 평범한 일상 속 짧은 여정이 때론 특별한 순간이 되곤 한다. 한강 자전거 길을 달리면 마치 도심 한가운데에 작은 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시원한 강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차량 소음 대신 자전거 바퀴소리가 그리고 잔디밭과 강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일상에 쫒기는 와중에도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다 보면 삶에 여백이 생기는 느낌이다. 따릉이를 타고 달리다보니 고단한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자유로움도 만끽 할 수 있었다. 일상을 떠나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느낌이다. 푸짐하게 먹은 저녁에 대한 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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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종일 논문 작성에 매진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책상에 앉아 글자 하나하나를 타이핑하며 생각을 펼쳐나갔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두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일이 의외로 만만치 않았다. 무언가를 짓는다는것은 새삼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미로 속에서 해매는 느낌이었다. 세상은 한 톨의 먼지와도 같이 작지만, 우주 만큼이나 광할하기도 하다. 논문을 쓰는 일은 바로 그 경계에서 벌어지는 서바이벌이다. 먼지 입자 하나를 들여다보면 미시적 우주가 열린다. “우리에겐 날마다 모험이 있다. 아침이면 수억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낮에는 지구 바깥 우주를 헤매다 저녁에 집어 돌아온다.”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시시한 소재라도 그 안을 들여다보면 복잡한 원리와 패턴,..